[실내건축] 1. 건설산업 변화, 왜 더딘가

실내건축에서 시작하는 BIM

1. 건설산업 변화, 왜 더딘가


오늘날 제조업, IT, 로봇 산업을 살펴보면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하고 진화한다. 스마트폰이 1년 단위로 새로운 기능을 내놓고, 로봇은 사람의 일손을 대체할 만큼 정밀해졌으며, 제조 현장은 자동화와 인공지능의 결합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산업은 여전히 변화의 속도가 더디다. 새로운 기술이 발표되더라도 현장에서 실제로 뿌리내리기까지는 수년, 아니 수십 년이 걸리기도 한다.

그 이유는 단순히 보수적인 문화 때문만은 아니다. 건설산업은 태생적으로 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한번 착공이 시작되면 수정하기 어렵고, 공정 하나가 틀어지면 전체 일정과 비용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작은 실수도 곧바로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데 있어서는 무엇보다 신중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기술 변화를 회피할 수는 없다. 산업 전체가 정체된다면 세계적인 경쟁력은 점점 뒤처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무리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가 낮은 방식으로 단계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나는 그 해법을 세 단계로 제안하고자 한다.

변화가 쉬운 구조와 어려운 구조는 분명히 존재한다. 혼자서 일하는 환경에서는 새로운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는 확신만 있다면 곧바로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협업이 필요한 환경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모든 참여자가 합의하고, 동일한 방식으로 움직여야 한다. 한 사람만 동의하지 않더라도 전체 시스템은 흔들리기 마련이다.

건설산업은 본질적으로 다수의 협업으로 이루어진다. 건축가, 엔지니어, 시공사, 하청업체, 감리자, 발주처까지, 다양한 주체들이 얽히고설켜 있다. 따라서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은 단순히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생태계의 합의를 필요로 한다. 이것이 바로 건설산업에서 신기술 도입이 늦어지는 구조적인 이유다.

그렇다면 어떻게 변화를 시작할 수 있을까? 첫 단계는 위험이 적은 프로젝트에서 반복 실험을 통해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다. 이는 신기술 도입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기도 하다.

  • 혼자서도 시도할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
  • 짧은 시간 안에 여러 번 적용하고 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 참여자가 확실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
  • 특정 프로젝트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른 분야에서도 범용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야 한다.

이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분야가 바로 실내건축(인테리어 건축) 이다.

실내건축 프로젝트는 건설산업 안에서도 특수한 위치를 차지한다. 대규모 토목이나 고층 건축과 달리, 소규모 프로젝트가 대부분이며 참여자 역시 단일 관리자가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혼자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또한 실내건축 분야는 효율성의 향상이 곧바로 수익으로 연결된다. 현장에서는 항상 인력이 부족하고 일정은 빠듯하다. 이때 효율적인 기술을 도입하면 눈에 띄는 효과가 즉시 나타난다. 예컨대 BIM을 활용해 설계 변경 사항을 신속하게 반영하고, 공정 시뮬레이션을 통해 자재 낭비를 줄일 수 있다면 이는 곧바로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실내건축도 건설산업의 전형적인 프로세스인 기획 – 설계 – 시공 – 유지관리 단계를 그대로 따른다는 것이다. 즉, 이 분야에서 새로운 방식을 정착시킨다면, 이는 곧 다른 건설 프로젝트에도 확장할 수 있는 좋은 선례가 된다.

따라서 건설산업에서 신기술을 도입하려면 가장 먼저 실내건축 분야에서 시작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에서 BIM을 활용해 효율성을 검증하고, 그 성공 사례를 쌓아 올리면, 더 큰 규모의 건축이나 토목에서도 저항을 줄이고 도입을 가속화할 수 있다. 변화는 항상 작은 곳에서 시작해 큰 곳으로 확산된다.

건설산업은 느리게 움직이지만, 한 번 변화를 받아들이면 그 영향력은 산업 전체를 뒤흔든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리한 혁신이 아니라,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점진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전략적 변화다. 실내건축은 바로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 CNV 박도윤 –

FAQ

건설산업 변화가 더딘 이유는 무엇인가요?

건설산업은 협업 구조가 복잡하고, 작은 실수도 큰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 도입에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 실내건축에서 BIM을 먼저 시작해야 하나요?

실내건축은 소규모 프로젝트가 많아 위험이 적고, 효율성 향상이 곧바로 비용 절감으로 이어져 신기술 도입 효과를 검증하기에 적합합니다.

실내건축에서 시작된 BIM 도입은 어떻게 확산될 수 있나요?

실내건축도 기획–설계–시공–유지관리 단계를 따르므로, 성공 사례는 건축·토목 등 다른 분야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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