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M 기반 실시간 견적 시스템의 필요성과 구현 전략

1. 왜 지금 견적 시스템을 되돌아봐야 하는가

2. 왜 실시간 견적인가 ►

3. 기존 견적 시스템은 왜 실패했는가 ►

4. 실시간 견적 시스템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5. 견적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되어야 한다 ►

설계와 예산의 균형과 견적 시스템의 역할

건축 설계는 수학 문제처럼 정해진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는 작업이 아니다. 그것은 수많은 제약 조건 속에서 더 나은 대안을 찾아가는 탐색의 연속이며, 끊임없는 수정과 조정의 과정이다. 설계자는 처음부터 완벽한 해답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하고 비교하면서 점차 명확한 방향으로 다가간다. 이런 과정을 통해 공간 배치가 정리되고, 구조 방식이 확정되며, 마감재가 결정된다. 설계의 수준이 정교해질수록 건물은 구체적인 형상을 갖추게 되며, 그에 따라 관련된 수많은 요소들이 결정된다.

그러나 이처럼 고도화된 설계 결정 뒤에는 항상 하나의 장애물이 존재한다. 바로 예산이다. 설계는 기능과 미적 완성도를 향해 나아가지만, 그것이 현실에서 구현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재정적 제약을 만족시켜야 한다. 이 두 요소 설계의 질과 공사비는 마치 양끝에 무게추를 단 저울처럼, 균형을 잡아야 할 불가분의 관계이며, 이를 관리하는 핵심은 견적 시스템이다.

기존 견적 시스템의 한계

그런데 현실의 건축 프로젝트에서는 이 균형이 생각보다 자주 무너진다. 설계는 어느 정도 완성되었지만, 그 결과를 실제 비용으로 환산해보니 예산을 초과하는 경우가 흔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사실을 대부분의 관계자가 너무 늦게 알게 된다는 것이다. 즉, 설계가 거의 완료된 시점에서야 “이대로 공사를 진행하면 예산을 넘깁니다”라는 말을 듣게 되고, 그 순간 다시 전면적인 설계 수정을 강요받는 일이 벌어진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한 설계 미숙이나 관리 실패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산업이 구조적으로 가지고 있는, 견적 시스템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금까지의 대부분 프로젝트는 설계와 비용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채 직렬적으로 움직여 왔다. 설계가 완료되고나서 그제서야 견적이 진행되었으며, 견적금액이 확정되는 시점은 설계자 입장에서는 늘 ‘너무 늦은 시점’이었다.

왜 지금 새로운 견적 시스템이 필요한가

왜 우리는 설계와 예산이라는 두 바퀴가 동시에 굴러가야 할 이 자전거를, 한쪽만 돌리다가 넘어지는 실수를 반복하는가?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이 문제는 단순히 도구나 기술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 설계와 견적을 바라보는 관점, 그리고 그것을 연결짓는 시스템의 부재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설계와 견적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어야만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 BIM 기반 실시간 견적 시스템의 필요성과 구현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우리는 왜 실시간 견적이 필요한지, 기존의 견적 시스템은 어떤 한계를 가졌는지, 그리고 BIM을 활용하더라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무엇인지 하나하나 살펴볼 것이다. 나아가, 이 모든 한계를 극복하고,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준비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 CNV 박도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