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BIM | IFC | BIM
3. 객체와 속성 – 벽 하나에도 세계가 담겨 있다 ►
4. 관계의 구조 – 건축은 연결이다
5. 현장 속 IFC – 기초, 콘크리트, 그리고 레미콘 ►
6. IFC로 본 건축의 미래 ►
7. 이제, IFC 스터디를 시작하자 ►
혼자가 아닌 건축: IFC 관계 구조의 출발점
건축은 결코 혼자 존재할 수 없다.
벽 하나만 덩그러니 세워진다면 그것은 건물이 아니다.
벽은 기초 위에 세워지고, 지붕을 떠받치며, 창문과 문을 품어야 비로소 건물이 된다.
즉, 건축은 연결로 이루어진다.
부재와 부재가 만나고, 공간과 공간이 이어지고, 재료와 공정이 엮인다.
이 연결이 있어야 비로소 건축이 살아난다.
IFC는 바로 이 연결의 구조를 데이터로 표현한다.
객체보다 중요한 것: IFC 관계 구조의 본질
앞 장에서 우리는 벽 하나를 IfcWall
이라는 객체로 설명했다.
하지만 벽 하나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 벽이 어디에 속하는지, 무엇과 연결되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가 함께 기록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 벽이 2층에 속한다는 사실은
IfcRelContainedInSpatialStructure
. - 벽이 특정 재료와 연결된다는 사실은
IfcRelAssociatesMaterial
. - 벽 속에 창문이 뚫렸다는 사실은
IfcRelVoidsElement
.
즉, IFC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객체 자체보다 관계(Relationship) 다.
객체가 단어라면, 관계는 문법이다.
관계가 있어야 문장이 되고, 이야기가 된다.
현장의 장면 – 벽과 창문
한 현장에서 설계자가 외벽에 창문 하나를 추가한다.
“여기, 1.2m × 1.2m 창문을 넣어주세요.”
이 간단한 요청이 IFC 안에서는 어떻게 기록될까?
- 객체 생성:
IfcWindow
라는 창문 객체가 만들어진다. - 속성 부여: 폭, 높이, 프레임 재질, 유리 사양이 기록된다.
- 관계 연결:
IfcRelVoidsElement
: “이 창문은 해당 벽을 뚫는다.”IfcRelContainedInSpatialStructure
: “이 창문은 2층에 속한다.”IfcRelAssociatesMaterial
: “이 창문은 알루미늄과 복층유리로 만들어졌다.”
결국 창문 하나가 단순히 “그림”이 아니라, 여러 관계의 매듭점으로 기록된다.
창문이 벽에 속하고, 층에 속하고, 재료와 연결되는 순간, 건축 데이터의 거대한 그물망이 완성된다.
관계는 현장의 대화다
현장에서는 늘 이런 대화가 오간다.
- 소장: “이 벽, 몇 층에 속하죠?”
- 설계자: “2층 외벽입니다.”
- 시공자: “그럼 창문은 어떻게 연결됩니까?”
- 자재 담당자: “창문 프레임은 알루미늄으로 발주하겠습니다.”
이 짧은 대화 속에서 IFC 관계가 모두 등장한다.
- 층과 벽의 관계(Containment)
- 벽과 창문의 관계(Void)
- 창문과 자재의 관계(Material)
즉,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대화는 곧 IFC의 관계 구조로 옮겨질 수 있다.
관계의 세 가지 층위
IFC의 관계는 크게 세 가지 층위로 나눌 수 있다.
- 위치적 관계(Containment)
- 객체가 어디에 속하는지를 기록한다.
- 예: 벽이 2층에 속한다, 기둥이 건물에 속한다.
- 기능적 관계(Connectivity)
- 객체가 서로 어떤 역할로 연결되는지를 기록한다.
- 예: 창문이 벽을 뚫는다, 보가 기둥 위에 얹힌다.
- 자원적 관계(Assignment)
- 객체가 어떤 자원과 연결되는지를 기록한다.
- 예: 기초가 레미콘 자원과 연결된다, 벽이 단열재와 연결된다.
이 세 가지가 합쳐져 건축의 전체 맥락이 완성된다.
비유 – 건축은 사람의 사회와 같다
건축 객체들을 사람에 비유해 보자.
- 벽은 사람 한 명이다.
- 창문도 사람 한 명이다.
- 기초도 사람 한 명이다.
만약 이들이 관계가 없다면?
사람들이 서로 아무런 관계 없이 광장에 서 있는 것과 같다.
혼잡할 뿐, 질서도 의미도 없다.
하지만 관계가 생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 부모-자식 관계
- 동료 관계
- 친구 관계
이 관계 덕분에 사회가 형성된다.
마찬가지로 IFC의 관계 덕분에 건축이 건물이 된다.
현장의 또 다른 장면 – 기초와 레미콘
여름날, 현장에 레미콘 차량이 들어온다.
“오늘 타설은 몇 ㎥야?”라는 질문이 날아든다.
IFC에서는 이렇게 답할 수 있다.
- 기초 객체:
IfcFooting
- 자원 객체:
IfcMaterialResource(레미콘 24-25-18)
- 관계:
IfcRelAssignsToResource
→ “이 기초는 이 레미콘 자원에 연결된다.”
즉, 단순히 도면을 보고 계산하지 않아도, IFC의 관계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데이터가 곧 현장의 언어가 된다.
관계가 없는 BIM은 그림일 뿐
많은 사람이 BIM 모델을 보며 “이게 미래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사실 관계가 없는 BIM은 단순히 예쁘게 만든 3D 그림에 불과하다.
그림은 눈을 즐겁게 하지만, 데이터로서 가치를 가지려면 관계가 필요하다.
IFC는 이 관계를 표준화해 기록한다.
그래서 IFC 모델은 그림이 아니라 데이터베이스다.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가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언어다.
결론 – 건축은 연결의 예술이다
우리는 흔히 건축을 “형태의 예술”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데이터 차원에서 보면, 건축은 “연결의 예술”이다.
- 벽과 창문이 연결되고,
- 기초와 자원이 연결되며,
- 층과 공간이 연결되는 순간,
하나의 건물이 태어난다.
IFC는 이 연결을 데이터로 남긴다.
보이지 않는 선으로 건축을 이어 붙여, 건물이 데이터로서 존재하도록 만든다.
즉, IFC를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히 객체를 아는 것이 아니라,
관계의 맥락 속에서 건축을 새롭게 이해하는 것이다.
– CNV 박도윤 –
FAQ
IFC 관계 구조란 무엇인가요?
IFC 관계 구조는 객체 간의 연결을 데이터로 기록해 건축의 전체 맥락을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IFC 관계 구조가 BIM에서 중요한 이유는?
단순한 3D 모델이 아니라, 객체와 객체의 관계를 통해 건축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처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IFC 관계 구조는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쓰이나요?
벽과 창문, 기초와 자원 같은 객체 연결을 통해 수량 산출, 자재 발주, 법규 검토까지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