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BIM | IFC] 3. 객체와 속성 – 벽 하나에도 세계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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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객체와 속성 – 벽 하나에도 세계가 담겨 있다


건설 현장에서 “벽”이라고 하면 대부분 이렇게 생각한다. “콘크리트 타설하고, 거푸집 치고, 철근 넣고, 다 되면 페인트칠 하는 그거.”

하지만 설계자는 다르게 본다. 벽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공간을 구분하고 기능을 나누는 중요한 요소다. 방과 방을 나누고, 건물의 하중을 지탱하며, 화재 시 사람을 보호하기도 한다.

발주자는 또 다르게 본다. 벽을 보면서 “이 벽을 세우는 데 얼마가 드는가? 자재비, 인건비, 공사 기간은 얼마인가?”를 생각한다.

같은 벽을 두고도 사람마다 해석이 다르다. 즉, 벽은 단순한 하나의 부재가 아니라 수많은 정보가 얽혀 있는 집합체다.

이 복잡한 벽을 IFC에서는 어떻게 다룰까?
답은 간단하다. 하나의 객체(Entity)로 만든다.

그 이름은 IfcWall.
하지만 이 객체는 단순히 “벽”이라고 적어놓은 게 아니다.
그 안에는 벽과 관련된 수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 기하(Geometry): 이 벽은 높이가 얼마이고, 두께가 얼마이며, 길이가 얼마인지.
  • 재료(Material): 콘크리트인지, 벽돌인지, 석고보드인지.
  • 성능(Performance): 방화 2시간, 차음 성능 45dB, 단열 성능 0.35W/㎡K.
  • 위치(Location): 이 벽은 몇 층에 있고, 어느 공간을 구분하는지.

즉, IfcWall 하나를 열어보면 단순한 벽이 아니라 작은 데이터베이스가 들어 있는 것이다.

서울 외곽에 지어지는 아파트 현장을 떠올려 보자.
설계 도면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 외벽: 철근콘크리트, 두께 200mm, 높이 3m, 단열재 50mm 포함, 외부 마감은 석재 타일.

현장에서 보면 이것은 거푸집, 철근, 콘크리트, 단열재, 타일이 차례로 쌓여 있는 구조다.
하지만 IFC는 이것을 객체와 속성의 집합으로 기록한다.

  • 객체: IfcWall
  • 속성:
  • Height = 3m
  • Thickness = 200mm
  • Material = 철근콘크리트
  • Finish = 석재 타일
  • ThermalTransmittance = 0.35W/㎡K

이 정보만 있으면, 소프트웨어는 자동으로 계산한다.

  • 면적 = 길이 × 높이
  • 체적 = 길이 × 높이 × 두께
  • 단열 성능 = IFC에 기록된 값 그대로 반영

사람이 계산기를 두드릴 필요가 없다. 데이터 자체가 답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IFC에서 중요한 것은 속성(Property)이다.
속성이 없다면 벽은 그냥 기하학적 덩어리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같은 200mm 두께의 벽이라도:

  • 속성이 재료=콘크리트라면 구조벽,
  • 속성이 재료=석고보드라면 칸막이벽,
  • 속성이 재료=유리라면 커튼월.

겉보기에는 비슷해도, 속성이 다르면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즉, 속성이야말로 객체의 정체성을 결정한다.

속성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속
성 하나하나가 사람과 대화하는 언어다.

  • 설계자에게: “이 벽은 방화 성능이 2시간이야.”
  • 시공자에게: “이 벽은 철근콘크리트로 시공해야 해.”
  • 발주자에게: “이 벽의 체적은 30㎥니까, 레미콘이 몇 대 들어가야 해.”
  • 유지관리자에게: “이 벽은 석재 타일로 마감했으니, 나중에 균열 보수 시 동일 자재를 써야 해.”

IFC 속성은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컴퓨터가 공유할 수 있는 언어다.

우리는 흔히 벽을 “단순한 구조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IFC에서 벽 하나를 들여다보면, 그 안에 건축의 수많은 요소가 녹아 있다.

  • 구조(Structural)
  • 재료(Material)
  • 성능(Performance)
  • 비용(Cost)
  • 위치(Location)
  • 수명(Lifecycle)

이 모든 것이 벽 하나 안에 들어 있다.
즉, 벽은 단순한 부재가 아니라 작은 건축의 세계다.

사람에게 주민등록증이 있듯, IFC의 벽에도 ID가 있다.
이 ID는 GlobalId라고 부른다.
벽마다 고유한 ID가 있어, “이 벽은 이 건물의 이 위치에 있는 바로 그 벽”임을 보장한다.

주민등록증에 이름, 생년월일, 주소, 사진이 붙듯, IFC의 벽에는 높이, 두께, 재료, 위치, 성능이 붙는다.

즉, IFC의 객체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데이터를 가진 개체다.
사람으로 치면 주민등록증과 의료 기록, 재산 내역까지 다 붙은 존재와 같다.

벽은 건축에서 가장 흔한 요소다.
하지만 그 흔한 벽 하나를 IFC로 보면, 건축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객체와 속성, 관계와 의미, 그리고 데이터의 힘까지.

즉, 벽 하나만 제대로 이해해도 IFC의 기본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벽은 단순히 벽이 아니다.
작은 건축의 우주다.

– CNV 박도윤 –

FAQ

객체와 속성이 BIM에서 중요한 이유는?

속성 덕분에 벽이 단순한 도형이 아니라, 비용·성능·위치까지 관리 가능한 데이터로 확장되기 때문입니다.

IFC 객체와 속성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쓰이나요?

설계자, 시공자, 발주자가 동일한 데이터 기반으로 벽을 해석하고 활용할 수 있어 협업과 자동화에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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